나에겐 무슨향기가 날까?
대녀가 생겼다 본문
지난 10월 24일 우리 성당 54주년 본당의 날
국수잔치가 있었다 ㆍ
자연히 잘 아는 사람들이랑 같이 앉았고
우리 옆동에 사는 교리교사를 하는 친한 형님이랑 그분이 가르치는 예비자랑 같이 앉게 되었다 ㆍ
우리 구역은 한 달에 한 번씩 꼭 반모임을 하고 있어서 서로들 친해있었고
우리 집에서도 두 번이나 반모임을 하며 친교의 시간을 갖었었다 ㆍ
그날 ᆢ같이들앉아 한참이나 기다린 후에 국수
떡과 고기 홍어회 맛있는 김치 과일 등
배고픈 김에 맛있게들 먹으며 잠깐의 사적인 이야기들을 나누었었는데
그때 내가 호감을 갖고 있었던 아담하고 예쁜 예비자가 있었는데 난 거의아가씨 같아서 결혼했냐 물으니 장년의 아들딸들이 있다 했다
그럼 남편은 세례 받았냐 물으니
갑자기 눈물을 후드득 떨어뜨리면서
지난해 갑자기 베란다에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네 ㅠ
아프고 어쩐 것도 아니고 갑자기 눈앞에서 남편을 그렇게 보냈으니 얼마나 충격이 컸을까 ᆢ
아직 젊디 젊은데 ᆢ
하여 그 집에서 이사 갈까도 생각했는데
아들이 가지 말자 하여 그냥 산다 했다
말하면서도 내내 굵은 눈물이 흘렀었다
어찌나 가슴이 아프고 안쓰럽던지
등을 계속 쓸어줬었다 ㆍ
그리고 오고 가며 볼 기회가 있었다
어제 반별이 아니고 구역별로 시노달리스에에 대하여 서로 말씀을 듣고 묵상하고 각자 돌아가며 생각한 바를 나누는 시간 후에 송년회 겸이라 음식장만하여 이십여 명이 모여 친교의 시간을 갖었을 때 퇴근하고 좀 늦게 오는 그녀에게 가다가 꼭 들리라고 문자 했더니 참석했다 ㆍ
이제 새해 3월에 세례식이 있는데
지난주일에 세례명을 지었단다
자기 생일에 들어있는 성녀의 이름 율리아라고 ᆢ
난 내 폰에 그녀 이름 옆에 율리아라고 써놨다ㆍ
그리고 대모 구해야겠네? 하니
우리 구역장님이 본인이 서주겠다고 하기에
난 내가 해주려고 맘먹었다 하니
교리교사 루시아형님이 그럼 헬레나 가 해주라고 적극 밀어서 내가 하게 되었다 ㆍ
그녀가 무척 좋아했다 ㆍ
나 스스로 대모 서주기는 삼십여 년 만 인 듯
요즘은 대모 구하기도 쉽지 않다ㆍ
신경 쓰며 기도해줘야 하는 일들이 번거롭고
또 그렇게 서고 나면 냉담하고 이사 가며 연락도 안 되는 사람들이 많으니 자연히 기피하게 된다 ㆍ
그런데
그날 국수잔치 하던 날
내 맘에 훅 들어온 그녀를
이상하게 품어주고 싶은 맘이 들었었다
어젯밤 저녁기도 때부터
그녀의 이름을 슬그머니 집어넣었다 ㆍ
나이 들어서 새로 생기는
내 영적인 딸 율리아
젊어서 잘 못 챙겼던~~ 어디 사는지도 모르는 그녀들에겐 기도도 변변히 못해줬었는데
이제 늦게 얻는 대녀에게 그 몫까지 잘해줘야겠단 다짐을 해본다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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