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무슨향기가 날까?
장염 본문
내생에 장염은 처음이다
별다르게 먹은것도 없는데
어제따라 입맛도 없어 오전엔 그야말로
밥한수저 물에 말아먹구 랑이랑 예린이네 가서 호빵하나 먹었는데 것조차 맛이 없었구
저녁엔 랑이랑 개성만두국 끓여서 난 두개를 먹었고
둘이 티비보면서 보리강정 두개를 먹은게 다였다
한밤중 부터 배가 슬슬돌리며 아프기 시작하더니
화장실가서 앉았는데 일어설수 없에 나오구 또 나오구 나중에 물같이 좍좍쏱아지구 마침내 션찬던 변기가 막혔다
거실쇼파서 잠깐잠깐 졸다가 또 화장실가려고
안방으로가 침대에 걸터앉았는데
몬가가 술술쏟아지는것 같았구
안방 화장실로 달려가 또 설사를 하고
그 와중에 다리에 쥐가난다고 빨리통에 물받아 달라니 알았다고 하면서 받아주는데
에휴 그냥 무방비 상태에서 좍좍 ᆢ
머리는 빙글빙글돌고 식은땀은 줄줄나구
욕실의자에 앉아 샤워기로 바닥을 쓸어내니 남편은 자기가 다 치울거니 신경쓰지말고 다리만 담그고 있으라 했다 ㆍ
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남편은 침대에 뭍은걸 걸레빨아 닦는지 쓱쓱 소리가 났고
난 거실쇼파에 고개두 들을수없이 이불덮고 누워서 자꾸 산통오듯 아픈배를 부여잡고 있었다
그러고 한참 애를 쓰는데 어떻게 뚫었는지 막힌변기를 뚫었다 ㆍ
6시 50분이면 출근해야 하는데
7시가 다되서 출근했다
그 와중에 도시락도 못싸가면서 나 먹으라구 담궈둔쌀로밥을 지어놨다
그리고 오전에 몇번이나 전화를 했다
배가 너무 아프고 어지러워 병원도 갈수없어
유일하게 연락되는 윗층 할머니께 전화하니 금방 내려오셨다
당신도 요즘 장염때문에 고생하셨다구
잡숫던 약 한알 주시구
얼른 기운내서 동네에 있는 병원에 가보라셨다
다음에 앞집 전번도 좀 따놔야겠다
의사가 진찰해보더니 배에가스가 많이 찻다구
주사에 약처방 당분간 죽을먹고 지내란다
다녀오니 덜한데
계속 계속 잠만온다
남편을 생각해보니 얼마나 고마운지
늘 그렇지만 한번도 내가 아플때 구시렁대본적이 없었는데
요번처럼 지져분한 상황에서도 어쩜그렇게 한마디 말없이 뒷처리를 해주는지
너무 고마워서 감동스럽다
이래서 남편이 최고라고 하는것인가
윗층 할머니 ᆢ든든한분 ㆍ
감사합니다 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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