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무슨향기가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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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2021년

장염

국화향. 2021. 11. 10. 20:11

내생에 장염은 처음이다
별다르게 먹은것도 없는데
어제따라 입맛도 없어 오전엔 그야말로
밥한수저 물에 말아먹구 랑이랑 예린이네 가서 호빵하나 먹었는데 것조차 맛이 없었구
저녁엔 랑이랑 개성만두국 끓여서 난 두개를 먹었고
둘이 티비보면서 보리강정 두개를 먹은게 다였다
한밤중 부터 배가 슬슬돌리며 아프기 시작하더니
화장실가서 앉았는데 일어설수 없에 나오구 또 나오구 나중에 물같이 좍좍쏱아지구 마침내 션찬던 변기가 막혔다

거실쇼파서 잠깐잠깐 졸다가 또 화장실가려고
안방으로가 침대에 걸터앉았는데
몬가가 술술쏟아지는것 같았구
안방 화장실로 달려가 또 설사를 하고
그 와중에 다리에 쥐가난다고 빨리통에 물받아 달라니 알았다고 하면서 받아주는데
에휴 그냥 무방비 상태에서 좍좍 ᆢ
머리는 빙글빙글돌고 식은땀은 줄줄나구
욕실의자에 앉아 샤워기로 바닥을 쓸어내니 남편은 자기가 다 치울거니 신경쓰지말고 다리만 담그고 있으라 했다 ㆍ
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남편은 침대에 뭍은걸 걸레빨아 닦는지 쓱쓱 소리가 났고
난 거실쇼파에 고개두 들을수없이 이불덮고 누워서 자꾸 산통오듯 아픈배를 부여잡고 있었다
그러고 한참 애를 쓰는데 어떻게 뚫었는지 막힌변기를 뚫었다 ㆍ
6시 50분이면 출근해야 하는데
7시가 다되서 출근했다
그 와중에 도시락도 못싸가면서 나 먹으라구 담궈둔쌀로밥을 지어놨다
그리고 오전에 몇번이나 전화를 했다
배가 너무 아프고 어지러워 병원도 갈수없어
유일하게 연락되는 윗층 할머니께 전화하니 금방 내려오셨다
당신도 요즘 장염때문에 고생하셨다구
잡숫던 약 한알 주시구
얼른 기운내서 동네에 있는 병원에 가보라셨다
다음에 앞집 전번도 좀 따놔야겠다
의사가 진찰해보더니 배에가스가 많이 찻다구
주사에 약처방 당분간 죽을먹고 지내란다
다녀오니 덜한데
계속 계속 잠만온다

남편을 생각해보니 얼마나 고마운지
늘 그렇지만 한번도 내가 아플때 구시렁대본적이 없었는데
요번처럼 지져분한 상황에서도 어쩜그렇게 한마디 말없이 뒷처리를 해주는지
너무 고마워서 감동스럽다
이래서 남편이 최고라고 하는것인가

윗층 할머니 ᆢ든든한분 ㆍ
감사합니다 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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