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무슨향기가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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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2023년

성언과 밤 두시에 통화하다

국화향. 2023. 5. 27. 11:48

이틀 전에도 오전 일찍 삼십 분간 통화했었고
다음날밤에 랑이 코를 너무 골아
못 자고 있었는데 성언에 톡이 와있길래
거실로 나와 통화를 하다 보니 두 시간을 하여 4시가 되어
두 시간쯤 잠을 자고 도시락 싸서 출근시키고
10시 미사 후 레지오를 하는데
미사 강론 ㆍ
우리 두 신부님의 강론은 언제나 귀귀 울여 듣게 되는 아주 말씀이 좋으신데
자꾸 눈이 감기려 하여 아주 힘들었고
미사 후 레지오시간에도 하품을 스므번도 더 한 듯  ㅎㅎㅎ
친구가 찾아와 점심 사준다 하여
점심 먹고 공원에서 한 시간쯤 이야기 나누다
집에 와선 세 시간을 그냥 잠을 잤고
밤에도 또 잘 잤다 ㅎㅎㅎ

성언이 천주교 신자가 되니
우리들의 이야기는 자연스레 생활 속에 신앙이야기로 바뀌게 되었고
어제는 둘이 주모경을 바치고 우리 친구가 나에게 기도를 다 해줬지
워낙 말솜씨가 좋았던 친구라
기도솜씨도 아주 좋았다
나를 위해 기도하면서 친구는 울었다 ㆍ
저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내 힘듦을 안타까워하여
매일 남편과 아침기도 하며 내 이름을 부르며 기도 한다 했다
내가 그녀를 위해 오랫동안 기도해주고 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

차로 6시간을 가서 시어머님을 돌봐드리길 세 차례 하고나더니 체력이 완전 바닥으로 곤두박질쳐서 회복을 못하고 있으니
신경도 예민해져 있는 친구는
또 갈 생각을 하니 부담에 더 짓눌리는 것 같다
긴 이야기를 들어준다
또 지나간 세월에 내가 겪어낸 일들도 이야기하며 친구는 또 깨닫고 깨달으며 힘을 내는듯 ᆢ
보면 아들하나에 힘들었으면 얼마나 힘들었겠나 그동안에 세월에 부대낌은 어쩌면 지가 가진 예민함으로 더 힘들게 살았지 싶은데
이젠 그런 이야기를 이야기 도중 내가 바르게 지적을 해줄 수 있다 ㆍ
잘 받아들이는 친구 ㆍ
그래 그랬구나
내가 그래서 더 힘들게 살면서 남편을 힘들게 했었구나 라는 말을 한다 ㆍ
이젠 우리는 어느 정도 늙어간다
평생 무엇이 우릴 그리 힘들게 했나를
바로 들여다봐야 한다 ㆍ


어제 아침
남편 출근준비 다 끝내놓고
내가 머리를 감는데
남편이 모라고 큰소리로 말하는데
좀 짜증이 묻어나는 듯싶었다
보니 감기를 독하게 이틀 겪어내더니
입술이 부르트기 시작하는데
나보고 신경도 안 쓴다고
헐 ㆍ전날도 입술약 발라줬구먼 ㆍ
웬 짜증?
이따금 저런면이 있어  안 되겠어서
아니 자기 입술을 왜 내게 짜증 내는 데?
좀이상한 거 같으면 자주 약을 바르고 했어야지
내가 보면 종일 자거나 아니면 유튜브 들여다보고 있는데 내가 어찌 보겠어?
그리고 난 손주들 보고만 오면
허구한 날 혓바늘이 죽 돋고  사는데
그거 당신이 어찌해줘 봤어?
그러니 대꾸도 없고
저기 연고 있는데 바르고 가구 가져가서 발러
하고   난 감던 머리를 감었는데 어느새 출근을 했다
미안했던지 어젠 전화가 서너 번도 더 왔다
잠옷 예쁜 거 골라놨고
실내화 폭신한 것도 두 개 보낼 테니 결제하라고 ᆢ
참나 ᆢ
그러더니 오늘 체력단련비랑 나왔다고 이십만 원 돈을 갖다 주었다 ㆍ

요즘도 이렇게 삐걱거리고 풀려고 고치려고 노력하며 우리 둘은 이러고 살고 있다ㆍ

비가 온다
오늘 ㆍ내일 ㆍ모레  오전까지 비소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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