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무슨향기가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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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2022년

얼마나 힘들었으면 ᆢ

국화향. 2022. 10. 1. 12:37

딸이 신체적으로 날 닮은 면이 적진 않은데
어느 날 버스 기다리면서 무방비 상태에서 후진하는 차에 뒤쪽을 들이 받힌 일도 있어 한동안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었었다 ㆍ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뜻하지 않게 바로 아이가 생겼고 한 아이도 키우기 벅차 하여 내가 같이 돌봐 줬었는데 아이가 돌도 전에 아우를 본 것이다 ㆍ

서른일곱부터 올해 마흔인 딸
남들은 애를 씩씩하게 잘도 키우는데
우리 애만 왜 저리 힘들어하나 란 생각을 했기도 했지만
하나랑 또 연년생 둘은 정말 극한 노동이란 걸 키워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나랑 둘이 육아를 했지만
둘이서도 쉴 새가 없이 손이 가야만 했던 어린애들이라 ㆍ
난 또 집에 와서 잠이라도 편히 자지만 딸은 잠마저 편히 잘 수가 없이 두 아들이 양팔에 매달려 있고 또 깊은 잠도 못 자고 번갈아 깨고 울고 기저귀 갈아주고 ᆢ그렇게 삼 년을 지내더니 ᆢ

올해 딸이 부쩍 마르기 시작 ᆢ
십 킬로가 빠져있다
많이 피곤하고 자꾸 체하고 어지럽고
거기다 코로나 걸렸을 때 한꺼번에 걸려 아이 둘이 고열에 시달려 응급실 달려가고 하느라 실상 딸은 쉬지도 못하며 코로나를 겪어냈는데 그 이후로 부쩍 몸 상태가 안 좋아
엄마 내게 sos를 ᆢ

일단 큰애 어린이집 데려다줄 때 두 애들을 데리고 가는데 유모차도 안 탄다 하고 서로 안아다
달라고 하니 힘에 부치고 허리는 부러질 듯 아프고 ᆢ하여 울고 다닐 때가 많다했었다
내가 어느 날 같이 어린이 집에 다녀와보니
함께인데도 작은 것 생떼에 진땀을 다 뺄 정도였는데
난 지난해보다 몸이 더 아픈 상태구 딸은 기운도 없고 허리도 아픈데 안고 다니고 ᆢ

그러더니 ᆢ
그러더니 ᆢ
내과 검사 백혈구 저하증이라고 큰 병원 가보라 하여
인천성모는 못 가고
급한 데로 서구에 있는 국제 성모를 가서 검사에 검사를 거듭한 결과
B형 간염 보균자인 딸
술도 전혀 입에도 안 되는 딸이 간경화 란다
섬유화? 암튼 그 조직검사를 해야 정확이 어느 상태인지 알 수 있다고 예약 잡아 놓고 왔길래 ᆢ
대학병원 인 인천성모로 예약해서 다시 잘 검사받자고 했다 ㆍ

이게 무슨 일인가 말이다 ㆍ
젊디 젊은 ᆢ이제 어린애 둘이 있는 젊은 딸인데ᆢ

그래도 일단 검사를 받아놓고 보자 했다 미리 너무 깊게 절망하고 그러지 말자 했다
딸은 검색하여 알아볼 뿐ㆍ
오늘 하루 애들 캐어하기도 정신없어
딴생각을 못한다 했다 ㆍ

요즘 예린이도 채린이도 더는 순둥이들이 아니고 자꾸 변해가는 중
떼가 늘고 말을 안 들어 지애 미 진땀을 빼게 하고 더욱이 혼자 자란 사위는 애들 구슬리기를 무척 힘들어하여 참다 참다 소리도 지르고 하는데 그러다 홧김에 손도 올릴까 봐
큰애가 아주 신경을 쓰며 남편을 구슬리고 기분 안 상하게 하는 선에서 아이에 대해 설명해주며 아슬아슬 줄타기를 한다 ㆍ

난 요즘 ㆍ아니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이 와서인지
그 어느 해도 없었던 온몸이 쏙쏙 쑤실 때가 많아졌으며 더 힘들어하고 있다
딸은 엄마를 하루 종일 붙들어놓는 것 같아 무척 미안해하고 있지만
딸이 그 지경으로 되어있으니
이젠 빼도 박도 못하고 공휴일 빼곤 가야만 한다
그래도 다 괜찮다
더 나쁜 소식 없었으면ᆢ
성모병원은 처방약이 좋기로 유명한데
약으로도 낳을 수 있었으면 하여 기대를 해본다

어제 슬그머니 나가서 회를 한 접시 떠왔다
딸도 나도 좋아하는데
사위나 내 남편이나 회를 못 먹으니 ᆢ
어제 딸이 회를 엄청 맛있게 먹으며ᆢ
회를 결혼 전에 먹고 처음이란다ㆍ
그간 애 낳고 키우면서 자기를 챙길 새가 없어서
못 먹었다고 ᆢ

그 남편 혼자 월급으로 얼마나 지독 하게 굴며 모았는지 ㆍ지난 3월까지 2억을 모아 집사는데 보탰고
지금도 한 달에 백씩 저축을 했었는데
더는지가 힘들어서 엄마 용돈을 조금 드리고라도 돌봐달라고 해야겠다 하여
그때 그랬다
그렇게 자기 몸 돌보지 않고 저축만 하더니 ㅠ
이젠 그러지 말라
어린애가 둘이나 되는데 네가 아프면 안 되는 것 알 쟌니
그러니 일단은 니 몸 회복에만 전념하고
좀 쉬운 길로 돌아가자 했다
보니 ᆢ
딸이 계획 했던 것을 많이 내려놓는 게 보인다
이미 벌어진 일이다
이제 우린 협력하여
내 자식을 언니를 아내를 회복시켜야 한다 ㆍ
하기로 했다 ㆍ




시시때때로 나 ㆍ엄마의 기도는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