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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2022년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은 때가 아닌것 같아서..

국화향. 2022. 9. 20. 21:26

딸아이 관면 혼배 날 엄마가 너무 고생했다고 점심을 사겠다고 하여
주일 미사 다녀온후 딸네 가족이 우리 집으로 와서 나를 태우고 부평시내로 가게 되었는데
저희들도 좋아하고 또 내가 좋아하지만 누군가와 아니면 혼자 가서 먹기가 그런 피자와 파스타를 먹기로 하고
전에 결혼전 딸하고 자주 갔던 데를 가기로 하고 나갔는데 그날따라 공영 주차장도 쉬는 날이고 아무리 부평 시내를 돌고 돌아도 주차할 곳이 없어 할 수 없이 부평역 마트 주차장에 주차하는데 만도 한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이 아이들이 도무지 별로 말이 없는게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
전날 혼배예식을 하고 다음날 주일.. 예비장 환영식을 하는 날.. 그 행사도 있고 또 11시 미사 긴 미사가 있고
또 신부님 영명 축일이라고 미사가 더 길었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첫째로 아침 9시 반까지 성당엘 가야 했고 갈 때부터 사위가 기분이 별로여서 말이 없었는데
아이들을 두 시간가량 거기다 붙들어 두게 되니 얼마나 보채고 했을까는 보지 않아도 내가 늘 겪는 일인고로
딸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안타 까웠다.
예린이가 오줌이 마렵다 해서 화장실을 데리고 가면 변기가 다르니 쉬가 안 나온다 하고
채린이는 울고 불고.. 나왔다 또 가고 좀 있다 간 물이 먹고 싶다 등등..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미사는 길고..
미사 끝나고 돌아오는데도 서로 말도 안 하고
너무 지쳐서 식욕도 없었는데 엄마랑 약속도 있고 또 집에 있자니 더 힘들 것 같아 나에게 왔다고 했다는데..

암튼. 그 사정을 알기 전에 미뤄 짐작하여 사위에게 고생 많았다고 두어 번 말을 해줬다.
그러곤 식사 후 내가 티셔츠 하나 사 줄 테니 가는 길에 골라 입으라니 기껏 역사 아래 매장에서 2만 원짜리 티 하나만 사곤 자꾸 권해도 더 고르질 않아 애들이 다 좋아하는 포도를 한 상자 더 사줬다.

다음날.. 아이 보러 가니 딸아이가 그날의 그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는데..
내도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들이 너무 어린데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으다.
니 신랑이 먼저 자청해서 예비자 교리 받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네가 그랬으면 좋겠다 하니 마누라 위한답시고 거절도 못하고 그냥 나갔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사위는 맘에 준비가 안된 것 같기도 하고..
하여.. 딸보고 네가 먼저 니 남편에게 지금 받고 싶은 마음이 없으면 그 마음이 생길 때까지 보류하자고 말해보라 했다
신앙생활을 마음이 우러났을 때 해야지 그렇게 기쁜 마음이 없이 끌려가듯 억지로 하는 것은 옳지 않고
예비자 교리 때 너도 같이 참석해준다고 말은 했는데 교리 끝나고 11시 미사는 한 시간을 넘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모두에게 고역인 긴 시간이니..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그때 서서히 준비시켰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리고 딸에게도 남편이 협조 안 해주면 어린애들 둘 데리고는 미사 참례가 너무 힘드니 어쩔 수 없이 이삼 년 후에 다녀도 된다고 말을 해줬고 난 집에 왔다.

오늘 갔는데..
딸이 하는 말이 자기도 말 안 하고는 오래 견디기가 힘들어서 먼저 지 남편에게 지금 교리 받기 싫으면 안 해도 좋은데
지가 아이들 걸려서 성당 가기는 너무 힘드니 오고 갈 때 태워다만 주면 좋겠다고 했더니
사위가 하는 말이 그럼 미사는 같이 가서 아이들 봐주며 지 색시 미사는 편안히 볼 수 있게 해 준다고 했다나..

그 소리에 난 또 한 번 감동을 했다.
그래.. 그렇게 착한 사위인 것을..
참으로 큰딸 부부는 인격적으로 서로 큰 소리도 없이 대화로 그리 잘 풀어가고 사는 게 참으로 보기 좋고 너무 이쁘다.

딸은 그랬다.
엄마가 어려서 저희들 애기 때 세례 받게 하고 청소년기까지 미사에 잘 참석하게 해 줘서 지금에 이 신앙에 뿌리가 깊이 박혀있듯이 저도 아이들에게 신앙을 갖게 하고 매일 저녁마다 기도를 같이 할 건데 (벌써부터 애기들하고 시작함 )
바라는 기도보다 무엇이든 감사하는 기도 중점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엄마처럼 청소년기까지 같이 하고 그 후엔 지네들 마음 가는 데로 강요하지 않는 신앙생활을 하게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또한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하여 큰 아이에 대해선 큰 아이 건강 회복 외엔 더 바랠 것이 없이 감사기도만 나온다 하니
딸아이 저도 그런다 했다.

그럼 됐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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