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무슨향기가 날까?
좀 도와드렸더니 이게 웬 휭재? 본문
밤낮으로 덥지만 어찌하랴
견디어 내야만 하는 것을 ᆢ
베란다에 바람도 없이 갇혀있는 아이들이 너무 안쓰러워
선풍기를 그쪽으로 틀어도 주고
샤워도 시켜주고
눈길도 주어보다
거실에 있는 금전수 두 화분을 차례로 앞에 놓고
윤기가 나게 닦아주고
잔가지 난 것들은 뽑아 따로 귀여운 화분 하나 만들었다 ㆍ
하루에 세번쯤은 그렇게 눈길을 주며 살펴본다ㆍ
14층 언니
오늘 김치 잔뜩 한다던데
내려가 보니 바쁘다 ㆍ
천천히 주방 정리를 해주며 언니가 쓰던 물건들
뒷설거지를 하기 시작했고
그 언니가 베란다에 큰 다라에 씻어 버무릴 준비 하면 난 주방서 준비해 놓은 양념이나 김치통을 날라다 주고
또 담은 거 날라다 겉에 죄 닦아서 놓고
김치를 다 끝냄과 동시에 더 손볼 데 없이 끝이 났다 ㆍ
내 것도 작은 통으로 하나 꾹꾹 담아줘서 들고 올라왔다ㆍ
좀 있다 14층 언니가
묵은지 3 포기 ㆍ고춧가루 세근쯤 ㆍ
도토리가루 한 근쯤 ㆍ큰 황도 복숭아 두개 주먹만 한 감자 한 보따리를 들고 올라왔다 ㆍ
고춧가루가 아무리 많다 한들
그도 다 돈 주고 산 것인데
내가 고맙다고 아낌없이 나눠주니
내가 더 고맙고
이게 웬 횡재야~~~ 하고 너스레를 떨었고
언니도 내가 내려가서 그리해 줘서
쉽게 끝나서 휭재했던거지?
하며 웃겼더니
그래 맞다 맞아하며 껄껄대고 웃는다
차를 한잔 마시며 ᆢ
고통의 신비에 대한 대화를 좀 나누다 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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