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무슨향기가 날까?
내 사랑 조카 본문
6/3일 월요일
큰 언니랑 조카딸 ㆍ과 큰 조카 신부님 아파트에 처음으로 방문했다 ㆍ
아파트는 연구소에서 신부님들 거주용으로 사둔 것이라 했는데
시새보다 6천이나 싸게 샀다고 리모델링이며 여러 집기들이 바쁜 사람 집에 신경안 쓰게 편리하게 잘해뒀다 ㆍ
물론 그곳에서 다른 곳으로 발령받아 이전하게 되면 본인 것 옷과 책가지만 갖고 나온다 했다 ㆍ
발령받아 가는 곳도 전에 계시던 신부님들이 계속 쓰시는 집기류가 있으니
가져갈 일도 없다 ㆍ
그간 신부님들과 여럿이 있을 때엔 가족들은 가능하면 안 가는 게 나을 듯하여
가지 않았다가 신부 된 지 십여 년 만에 처음 찾아간 것이다 ㆍ
방문한 기념으로 조카딸애가 사진을 찍어줬는데
오모나~~~ 어쩜 좋니~~~
내 얼굴이 그야말로 쟁반 같은 보름달이 되어있다
참 이상하단 말이야 집에서 내가 볼 땐 저렇지 않은데 ~~ 헐 헐 ㆍ
나보고 보톡스 맞았냐 해서
아니고요 ~~ 우리 성당서 너무 잘 먹여줘서 그런 거라 하여 웃었다 ㆍ
조카는 모든 구석구석 다 설명을 하며 구경을 시켜줬다
두 형제가 신학교 시절
혼자 미사 드리는 방
늘 강의 준비하고 책을 쓰는 서재
거실 끝
요번에 가서 처음 보았던 너무너무 사랑하는 ~~~
지금은 두 분 다 고인이 되신
큰오빠 ㆍ올케언니의 귀한 사진을 조카가 보여줘서 사진을 찍어왔다
두 분은 언니가 53세 때
그리고 2년 후 오빠가 57세 때
잠시 아프다 돌아가셨다
두 아들이 사제가 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너무도 예뻤던 언니와 잘생겼던 큰오빠 ㆍ
장난기가 많으셨던 큰오빠
92세나 되신 수녀님이 만들어 주셨다는 2단 팔묵주 조카가 나에게 주었다
친정 학익동 내 부모님이 사셨던 집에서 결혼한 첫째 조카가 재계발로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할머니가 기도하셨던 그 책상 위 유품들을 큰 신부님께 다 주었다고
고모님들 깜짝 놀랄 거라면서 보여줬는데
거긴 내가 해드린 알반지도 있었고
내 도장도?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가지고 계셨던 묵주들이 저렇게 많았다 ㆍ
조카는 고모님 가져가실래면 가져가시라 하여
저렇게 골라서 다시 축복받아 갖고 왔다
내가 딱 필요한 작은 묵주다
주머니에서 잘 떨어뜨려 잃어버리고
또 어딘가서 놓았다가 잃어버리길 수도 없어
사고 또 샀었는데
한참은 잘 쓰겠다 ㆍ
울 어머니는 어찌 알고 저렇게 묵주를 많이 모아두셨을까나~~~ ㅎㅎ
그저 사셨을 때도 돌아가셨어도
막내딸 엄청 생각하신다고 생각했다 😀
조카가 두 고모에게 선물해 준 견과류
꽤 많이 들었다 ㆍ
차 마시고 나가선 조카가 예약해 둔 중국집에 가서 점심특선 코스요리 대접받았다
그런데 어느새 조카딸이 계산을 치렀다 ㆍ
다시 집으로 가서 차를 마시고 이야기들을 나눴다
늘ㆍ 공부 강의 등등의 공적인 생활만 하다가
오랜만에 혈육들을 만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단다 ㆍ조카라고 다 똑같은 게 아니고
더 살가운 내 사랑하는 큰오빠의 아들
내 사랑 조카를 그날 긴 시간 만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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