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무슨향기가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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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꼬부랑할머니 우리엄마..

국화향. 2007. 11. 19. 19:45

결혼후 처음으로 엄마를 모시고 목욕탕엘가는길.

큰딸애랑 둘이서 양옆으로 팔을잡으니 더 힘들다고 놓으라고 하신다

당신이 손으로 당신무릎짚어가며 걸어야 더 낳다고

그렇다고 지팡이를 잡으면 팔이 아프시고..

몇걸을 걸으시다간 담벼락을 잡으시곤 허리를 펴시고..또 그러시길 열댓번

이따금 친정에 가서 그리 걸을일이별로 없었던고로 그런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다

얼마나 허리가 아프실꼬...가슴이 쓰리고 아프다.

 

목욕탕엘들어가서

비누로 거픔내어 먼저 엄마를 씻겨놓고 우리들 씻고 뜨거운 탕으로 조심해서 들여놓아드린다

혈압이 있고 어지럼증이 있으신엄마가 행여 정신잃으실까

엄마에게 일초도 눈을 돌릴수가없다

큰애는 할머니 어께를 주물러드린다

한쪽어께를 뜨건물에 푹~담그시고 쉬원하고 좋으시단다

한이십분되었나. 엄마를 밖으로 부축해 앉혀놓고

물을 약간 시원하게해서 엄마얼굴을 씻겨드리고 몸에 추겨드려 열을식혀드린다

잠시어지럼증이 사라지시는듯 괜찮다고 하시는데..영 마음을 놓을수가없어

큰애랑 나랑 둘이 양옆에서 부지런히 엄마를 씻겨드리는데

엄마가 그러신다

니올케언니가 할머니를 씻겨드리면 할머니가 아주 시원해하셨단다

꼭 너같이 씻겨드렸다고..그런다음 언니가 할머니를 번쩍앉어 방에갖다 놓았었다고

큰며느리를 추억하신다. 이것 저것에 당신을 앞서간  큰며느리가 많이도 그리우신가보다

언니애기 몇번을 더하시다간 나랑 둘이 눈물을 찍어내고..휴~~~~~~~~~~**

 

샴푸로 머리를 감겨드리는데 엄마머리가 왜그리 버석거리던지 머리같지가않고 수세미같은 느낌이들어

그 느낌이 싫었다.그냥 만저보앗을땐 안그랬는데...

머리거픔을 다 없앤다음 얼른 물기를 닦아 밖으로 내어모시고 옷을 찾아드리고 누워계시게하곤

난 탕으로 들어왔었다

아,..이젠 어린애기 같아지신 너무 늙으신 우리엄마..참으로 모라 표현해야할까..그 기분을..쓸쓸하다?

끝이다가온것같은..같이있을날이 멀지않을것같은..그런 쓸쓸함.

 

집으로 돌아온엄마는 잠시 쉴틈도 없으시고 담가둔 쌀을 아버지께 빻아오시라고 시키시곤

또 무엇을하시는지 부엌에서 쉴틈이 없으시다

아버지가 빻아온 쌀가루 뜨건물끓여 내가 익반죽을하여

아버지 간식을 만들어 놓았다..서리태콩넣은송편

그렇게 송편도 만드시고 또 시루떡도 만드시고..

늘 아버지를 위해 이것저것 간식을 만들어 놓으신다

 허리가 아프시니 배를 싱크대에 딱대고서는 일을하신다

그리고는 이것저것 가져가라고 젖갈이며 반찬이며 쌓아놓으신다

깔끔하시고 아직 손맛 변하지않은 엄마반찬은 맛이있다

 

생각해보면 부모님은 아무래도 내차지같을것같은데

가까운데 몇걸음에 가볼수있는 가까운곳에 모셨음 좋겠네.

혈압약에 치매예방약을 첨가해 드시고계신 우리부모님.

지금모습처럼 이쁘게 사시다가 한날같이 돌아가심 얼마나 좋으실까..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 풍경속에 그그림.

그모습이 우리엄마 모습이 되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