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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화회2021년

프란치스코 교황님 선종

국화향. 2025. 4. 21. 18:55



한겨레 신문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바티칸에서 선종했다. 향년 88.

에이피(AP) 통신은 이날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페럴 추기경이 “오늘 아침 7시 35분 로마의 주교 프란치스코가 성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 그의 생애는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하셨다”고 교황의 선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는 우리에게 복음의 가치에 따라 충실함, 용기, 그리고 보편적인 사랑으로 특히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라고 가르치셨다”고 덧붙였다.

선종 전날인 20일 교황은 부활절을 맞아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 잠깐 모습을 드러내 부활절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성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 수천명 신자들 앞에서 “형제 자매들, 즐거운 부활절입니다”고 천천히 말했다. 이어지는 교황의 메시지는 디에고 라벨리 신부가 대독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그리고 타인에 대한 존중이 없이 평화는 없다”는 메시지가 낭독되는 것을 교황은 옆에서 지켜봤다. 교황이 세상에 전한 마지막 메시지였다.

기관지염으로 지난 2월 14일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에 입원한 교황은 ‘다균성 호흡기 감염’ 진단받은 뒤 나흘 뒤 양쪽 폐에 폐렴이 발생했다. 이후 병세가 계속 악화해 한때 위중했던 교황은 38일간 입원 치료 뒤 지난달 23일 퇴원했다. 교황청은 이튿날 병세가 다소 호전돼 일부 업무를 재개했다고 발표했으나 계속 부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했으나, 1969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빈민 사목을 하며 가난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축구를 즐겼다.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하면서 2013년 3월19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즉위했다. 최초의 예수회 교황이며, 최초의 아메리카 대륙과 남반구 출신의 교황이었다. 가난한 이들의 복지에 관심이 있어 청빈과 순명의 상징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성인’을 교황의 명칭으로 처음 사용했으며 역대 교황 중 손꼽히게 인기가 높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에 현실 참여에 적극적이었다. 지난 2013년 9월 “사회 체제의 중심에는 돈이 아니라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교황이 된 이후에도 가난한 이들의 삶에 대해 큰 관심을 보여왔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2014년 8월14~18일 한국을 방문해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어달라며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고 발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두번째 임기를 시작하자 “증오 없는 사회를 이끌어달라”고 호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의 마지막이 다가오는 순간까지도 평화를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주년을 앞둔 23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건강 악화로 말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글로 써서,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전 세계 분쟁 지역의 평화를 기원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은 전했다. “내일은 전 인류에게 고통스럽고 부끄러운 사건인 우크라이나 대규모 전쟁 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과의 친밀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모든 무력 분쟁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중동 전역, 미얀마, (콩고) 키부, 수단에서 평화의 선물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새 교황은 ‘콘클라베’라고 불리는 비밀회의에서 선출된다. 교황 궐위 시 20일 내에 시스티나 성당에서 80살 이하 추기경이 참석하는 콘클라베가 열리고 이 회의에서 다음 교황을 뽑도록 되어 있다. 콘클라베는 `열쇠로 잠근다'는 뜻의 라틴어로, 회의가 시작되면 교황을 선출할 때까지 추기경들이 모인 건물의 청동문이 봉쇄되고 모든 문과 창문도 납으로 봉인하던 관행에서 비롯됐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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