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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는 길목

[스크랩] 서로에게 `고맙다`며 눈물짓는 호주에 사는 한국 부부들

국화향. 2007. 10. 23. 16:20

요즘 한국 연예인들의 이혼 소식들이 연이어 호주에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이혼율이 세계 몇 위안에 든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한국 연예인들의 연이은 이혼 소식들은 타국 생활하는 저희들에게는 정말 반갑지 않는 소식들인데요.

 

사실, 결혼 생활을 하며 부부가 항상 마음이 서로 맞지는 않을 테지만, 그래도 요즘 부부들은 이혼을 너무 쉽게 결정하는 것 같아 매우 씁쓸할 때가 많습니다.

 

저 역시 호주에서 결혼하며 현재 결혼생활한지가 어느덧 5년이 넘어가고 있는데요. 지난 주 저희 교회에서 젊은 부부들끼리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 이번에 제 블로그에 짧게 소개하려 합니다               

                                    

 

 

 

 

 

 

 

 

 

 다음은 부부가 서로에게 고마웠던 순간들을 얘기하는 사진들입니다.

 

바로 지난 주 교회 수련회 마지막 코너에 고맙습니다.’라는 코너를 만들어 부부가 서로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코너를 진행했는데요. 지금까지 살며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게 가장 고마웠던 순간이 어떤 것인지 고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왜 한국 부부들은 부부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내 아내의 이런 점 그리고 내 남편의 이런 점이 지금까지 살며 정말 고마웠다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드물잖아요. 그래서 이 코너를 주관하며 서로 고맙다고 표현하게 한 후, 부부가 서로 힘껏 포옹하도록 특별한 (?) 부탁까지 제가 했습니다.

 

사실, 언어와 문화가 전혀 다른 이곳 호주에 살며 부부가 서로 의지하지 않는다면 정말 외국에서 이들 한국 부부들의 삶은 더욱 고달픈 게 사실입니다.

 

보통 남편은 일과 공부로 너무 바빠 가족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형편이고 아내 역시 영어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을 경우 변변한 이웃 친구 없이 집에만 있게 돼 대개 외국 생활 1,2년 안에 우울증에 걸리는 한국 주부들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날 무대에 오른 한국 부부들 중 유학생 부부로 이곳에 와 결국 졸업도 하고 이젠 이곳에서 제대로 된 직장도 얻고 완전히 호주 사회에 정착한 부부들이 많았는데요. 서로가 지난 온 시간 동안 고마웠던 순간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이것이야 말로 감동의 한 장면 한 장면이었습니다. 당시 어떤 부부들은 고마웠던 사연들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였는데, 제 아내 역시 잠시 옛 일이 생각나는지 잠시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도 했고요.

 

무대에 올라 온, 경상도가 고향인 한 남편의 경우 아내와 결혼 생활한지 10년이 되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자리에서 고맙다는 표현을 한 적이 없다며 이 자리를 통해 많지 않은 월급을 가지고 지금까지 알뜰하게 살림을 해 준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며 얼굴이 빨게 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경상도 사나이답게 고맙다는 인사를 아내에게 한 후, 아내와 격렬한 포옹을 나누기도 해 함께 한 부부들로부터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기도 했구요. 이 날 가장 감동의 장면을 연출한 분은 바로 지난 11년 전 호주에 유학생으로 와 결국 공부를 마치고, 성공적으로 이곳에 정착한 한 부부였는데요.

 

이 부부는 이곳 호주에 살며 아내 되는 분이 몸에 이상이 생겨 결국 더 이상 아이를 못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들 부부는 아이를 무척 좋아해 남편이 공부만 끝나면 아이를 되도록 많이 가질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남편 되시는 분도 아이들을 너무 좋아했고요. 따라서 남편이 좋아하는 아이를 자기 때문에 더 이상 가질 수 없자, 아내 되시는 분이 그 동안 상심이 무척 컸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혼 생활동안 남편되시는 분이 단 한번도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고, 아내되시는 분을 더욱 끔찍히 아껴주셨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저를 포함해 그 자리를 함께한 많은 분들이 그 동안 이 부부가 공부하며 이곳 호주에서 자리를 잡기까지의 과정들이 생각나, 저를 포함해 많은 분들이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당시 15쌍 정도의 부부들이 무대에 올라가 각자의 사연을 전하며 다시 한번 부부가 서로 함께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 소중한 시간을 이 날 가졌는데요.

 

행사를 마치고, 집에 오며 마음이 무척 행복했습니다. 몸은 수련회 준비로 노곤했지만, 부부의 사랑이 얼마나 뜨거울 수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을 해서 그런지 잠이 잘 오지 않더군요.

 

그래도 다음 날 일이 있어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문뜩 아내의 말소리가 들리더군요. 살며시 저에게 '고맙다.'구요.

 

올해 다소 늦은 나이에 전공과 다른 공부를 도전하는 제 모습에 늘 속으로 염려를 했던 아내는 제가 일과 공부는 물론 교회 일들을 묵묵히 처리하는 모습이 고마웠나봅니다.

 

세상을 살며 전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그것만 있다면 세상 어디를 가도 행복하게 잘 살수 있다는 생각이요. 그리고 그곳에 제 아내가 항상 함께 있으리란 확신을 오늘도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격려와 위로를 늘 아끼지 않는 아내에게 다시 한 번 외쳐봅니다. "소은 엄마 항상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출처 : 서로에게 `고맙다`며 눈물짓는 호주에 사는 한국 부부들
글쓴이 : 소은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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