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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25일, 강우일 주교가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 단식농성장을 방문해 유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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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가 교황 방한이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가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을 당부했다. 또 시복 미사가 열리는 광화문에서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과 관련해서는 미사로 인해 가족들이 퇴거당하거나 쫓겨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강 주교는 12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황 방한에 관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시민들에게는 방한 기간 동안 대규모 집회와 행사로 곳곳에서 불편을 겪게 하는 점에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국회를 향해서도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염원을 받아들여 올바른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을 신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강우일 주교는 광화문에서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질문에 “눈물 흘린 사람을 내쫓고 미사를 할 수 없으며, 그들의 아픔을 끌어안고 가겠다”고 답했다. 또 세월호 참사 가족들의 당일 미사 참여에 대해서는 미사를 위한 시설이 설치되는 동안만 잠시 자리를 비우고 다시 들어와 미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하면서, “유가족들이 세월호 참사 특별법이 타결될 때까지 광화문에 남아 있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으며, 우리는 그분들의 뜻이 관철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강 주교는 시복식을 특사가 집전하는 관례를 깨고 교황이 직접 주례하는 의미에 대해서는 “물질주의와 상대주의적 가치관 속에 파묻혀 사는 오늘의 우리가 진리를 위해 목숨 바친 순교자들의 충성과 신의를 상기하고 본받기 원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초대교회 사도들이 여러 지역교회를 여행한 목적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과 지역교회의 어려움을 나누고 절망에서 일으켜 주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남북한 냉전 구도, 경제적 양극화, 세월호 참사 등으로 번민에 싸인 한국 사회에 필요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복음을 들려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강우일 주교는 무엇보다 교황이 아시아 대륙에서도 가장 먼 한반도를 제일 먼저 찾는 것은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려는 염원 때문이며, 우리의 가장 큰 염원을 함께 짊어지기 위한 것”이라면서, 교황이 전하고자 하는 ‘사랑과 희망’ 안에서 서로 포용하고 화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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